"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형사사건에서 아주 자주 듣는 말이에요. 그런데 형법이 말하는 '일부러', 곧 고의는 생각보다 꼼꼼한 내용을 담고 있어요. 오늘도 세 가지 장면에서 시작해 볼게요. 장면 1. 민호 씨는 카페에서 나오면서 우산꽂이에 있던 검은 우산을 들고 갔어요. 집에 와서 보니 손잡이에 다른 사람 이름표가 붙어 있었어요. 민호 씨는 자기 우산인 줄 알았던 거예요. 민호 씨는 남의 물건을 훔친 걸까요? 장면 2. 태준 씨는 술자리에서 시비가 붙자 부엌칼로 상대의 배를 여러 번 찔렀어요. 상대는 숨졌고, 태준 씨는 "겁만 주려고 했지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말해요. 태준 씨 마음속을 들여다볼 방법이 없는데, 법원은 무엇으로 판단할까요? 장면 3. 수진 씨는 사고로 사람을 다치게 한 뒤, 병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