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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금번 73기 경찰간부후보생 시험에 합격한 배창훈입니다. 공부 방법에 왕도는 없고 저보다 더욱 똑똑하고 현명하신 여러분들께서 더욱 효율적으로 공부를 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부끄럽고 길었던 제 시험수기를 통하여 여러분들께 반면교사의 훌륭한 교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1. 수험기간
저는 사실 수험기간이 굉장히 길었습니다. 66기 경찰간부후보생 시험때부터 공부를 시작하였고, 3년차인 68기 시험때 필기를 합격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팔을 다쳐서 체력 시험 중 악력에서 과락이 나버려서 최종불합격도 아닌 ‘체력불합격’을 하였습니다. 체력시험중에 집으로 쓸쓸히 돌아갔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거 같습니다.
그 후로 오만하고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다시 바로 합격 할 줄 알았지만, 결국 합격 하지 못하고 대학동에서 3년간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고 기나긴 방황, 소위 말하는 고시낭인처럼 지내왔습니다. 한번 필기를 붙었더니 공부를 대강대강 하고 술만 맨날 마셨지만, 항상 합격컷 근처에서 점수가 맴돌았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조금만 해도 점수가 대강 나오니까라며 방심을 하고 결국 장수생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렇게 자만하고 방심하며 인생을 허비한 결과, 주관식이 사라지고 객관식 시험으로만 개편된 72기 시험에서는 성적이 합격권도 아닌 바닥으로 추락했습니다. 그제서야 제 주제를 깨닫고 후회를 하였지만 복수불반-바닥에 엎은 물은 돌이킬 수 없기에-을 느끼며 경찰간부 시험을 포기하고 대학동 생활을 접고 본가로 복귀하였습니다.
작년 7월말에 시험을 보고 본가로 돌아와서는 뭐먹고 살지 고민을 하다가, 사실 편의점을 차리려 했습니다. 아는 분 밑에서 편의점 경영을 배우며 올해 1월에 점포 인수 계약 직전 단계까지 진행을 하였지만, 진짜 마지막이다. 정신을 차린만큼 파부침주의 자세로 마지막 도전을 하자는 각오로 3월부터 다시 공부를 하였고, 운 좋게 이번에 최종 합격을 할 수 있었습니다.
2. 공부 방법 및 생활루틴
반년간 공부를 접다가 3월부터 공부를 시작하였기에, 시간이 매우 촉박했습니다.
시험이 7월이여서 5개월밖에 남지 않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기에 최대한 효율적으로 공부를 하고자 했습니다.
그나마 형법이나 행정학은 오래 봤길래 기억이 날 수 있었지만, 객관식으로 바뀐 형소법, 그리고 새로 들어온 범죄학, 헌법과 함께 매번 엄청난 개정과 암기가 요구되는 경찰학의 경우는 정말 파멸적으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최대한 효율적으로 공부하기 위하여 저는 배점이 높은 3점짜리 과목은 매일매일 보았습니다.
독서실에 가면 무조건 오전에는 경찰학 – 오후에는 형사법 – 저녁에는 헌법(범죄학) – 여유되면 행정학 보는 식으로 배점이 높은 과목 중심으로 공부를 하였습니다.
강의의 경우는 형법과 행정학을 제외한 나머지 강의는 1순환만 수강하였고, 저는 강의나 기본서보다 기출문제에 큰 비중을 두고 공부를 하였습니다. 예상문제들도 풀면 좋았겠지만, 기출문제를 다 맞추지도 못하면서 어려운 예상문제를 푸는것도 의미 없다고 생각하였고, 지금까지 출제된 기출문제만 다 맞춰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시간 대비 효율성이 제일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각 과목별 기출문제집을 사서 5개월동안 최소 10번은 돌렸습니다. 또한 공기출등 사이트를 통하여 기출문제집에 수록되지 않은 최신 기출문제들 위주로 공부를 하였습니다.
또한 저는 공부 계획을 짜면서 시간보다는 양을 중심으로 공부 계획을 짰습니다.
무조건 시간을 오래 채우는것 보다, 내가 이번주에 해낼 목표, 그리고 하루의 목표를 완수하는 것에 중점을 두며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집 앞에 독서실을 3월부터 7월까지 기간에 대해 미리 돈을 다 내고 등록했는데, 독서실이 3달만에 망해버렸습니다… 이 때문에 독서실 사장님이 운영하는 다른 스터디카페에서 공부를 하라고 했는데, 집에서 2km 떨어진 머나먼 곳이였습니다… 돈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그 스터디카페에서 강제 공부를 하게 되었기에 처음에는 운도 없다고 인생을 한탄했지만, 다시금 운명에 순응하며 하루에 4km씩 강제 행군을 하며 스터디카페에서 공부를 끝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공부하는 독서실이 집에서 멀어진게 전화위복이 되었던 거 같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던가 여름 땡볕을 맞을때는 많이 짜증도 났지만, 공부를 마치고 집으로 오면서 하루를 복기하고 사색에 잠기며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3. 멘탈관리
수험생에게 제일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집안의 신뢰를 잃은 탕아였기 때문에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의 주인공 수준으로 구박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보통 오후1시에 독서실에 가서 자정쯤 집으로 복귀하였기 때문에, 부모님 입장에서는 왜 오전부터 공부를 하지 않느냐. 수상하다. 너가 경찰간부 되면 누구나 경찰간부 될거다 등등 별의 별 구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건 자업자득이다는 생각으로 넘기며 평정심을 유지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모든것은 마음먹기 달렸다는 일체유심조를 가슴에 새기고, 내가 택한 길이니 모든건 감수해야 한다는 자세로 임하시면 좋을 거 같습니다.
시험장에 가실때도 엄청 긴장하실 겁니다. 시험장에서 어려운 문제를 접하면 눈앞이 아득해지고 대학동 생활 1년 더하는구나 온갖 생각이 드실 수도 있지만, 내가 어려우면 남들도 어렵다. 다같이 망하는거니까 걱정말자는 마음으로 평정심을 유지해야지 시험장에서도 본인의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실 수 있을겁니다.
4. 금번 필기 점수 및 과목별 공부법
1)형사법 – 36/40
형법의 경우 김원욱 선생님 원기총과 백설기, 형소법의 성기호 선생님 기출문제집만 계속 돌렸습니다.
38개 맞췄는데, 시험장에서 마킹 실수를 해서-_- 36개 정답이 인정됬습니다. 이것도 멘탈관리 제대로 못한 제 탓입니다..
2)헌법 - 35/40
강성민 선생님 1순환을 듣고, 김원욱 선생님 헌기총만 계속 돌렸습니다. 시험 직전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지방자치 부분과 헌정사는 포기하였는데 운이 좋았던 거 같습니다.
3)범죄학 - 35/40
장승일 선생님 1순환을 듣고, 장승일 선생님 기출문제집과 김옥현 선생님 기출문제집을 계속 돌렸습니다. 제일 난해하고 정립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과목인만큼, 역시 기출이라도 제발 맞추자는 마인드로 문제만 주구장창 풀었습니다.
4)경찰학 – 34/40
오현웅 선생님 1순환을 듣고 오현웅 선생님 기출문제만 계속 돌렸습니다. 나중에는 시간이 없어서 외국경찰은 다 버렸는데, 이번에 외국경찰 나온 문제 보니까 잘 버린 거 같았습니다…
경찰학은 배점도 높고 휘발성도 강하고 여기저기 생각도 못한 곳에서 새로운 문제들이 출제되는 등 수험생 입장에서 지옥의 관문과 같습니다. 그런만큼 매일매일 보면서 눈에 익히셔야 합니다.
5)선택과목 행정학 – 34/40
예전부터 행정학은 제게는 효자과목이였기에, 이번에는 위계점 선생님 기출문제만 사서 계속 풀었습니다(역시 지방자치는 마지막에는 던져버림). 장재호 선생님께서 강의를 정말 잘하십니다. 장재호 선생님께 강의를 한번 들었으면 행정학은 여러분의 수험생활에서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5. 체력과 면접
체력은 올해부터 PST로 바뀌어서 기존보다 부담이 줄어들 것입니다. 제 발목을 막았던 악력이 사라졌기에 저는 솔직히 마음 편히 체력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예전 50점 체력때와는 달리, 필기준비하시면서 간단히 운동정도만 하셔도 충분하실 듯 합니다. 하지만 방심하면 금물인만큼, 기본체력은 꼭 유지하셔야 합니다.
실제로 이번에 치뤄진 체력 실기에서도 여자분들 4분이 떨어졌습니다. 필기까지 붙으시고 안타깝게 체력에서 떨어지는 불상사가 있으면 안되기에 항상 조심하셔야 해요.
노량진에 경희체력학원이라고 실제 PST 시험 환경을 갖춘 곳이 있습니다. 체력에 대해 불안하시다면 한번 가셔서 직접 체험 해보시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스스로 체험을 해보신다면, 자신의 몸 상태가 어느정도인지, 지금 체력을 유지해도 충분한지 혹은 운동을 지금보다는 좀 더 신경써야할지에 관해 객관적으로 판단 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남자분들의 경우 대부분 필기 끝나고 운동 시작해도 무난하게 4분 40초 내로 통과했지만, 여자분들은 결국 PST에서 통곡의 벽을 넘지 못하는 분들도 가끔 나오는 만큼 여자분들은 꼭 신경을 쓰셔야 합니다.
면접의 경우 매우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우선 체력이 P/F로 바뀌어서 점수 변동이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거의 성적 환산순으로 들어간다. 면접이 큰 의미가 없다는 분위기가 대다수였지만 이번 면접에서 많이 뒤집혔습니다.
올해 개별면접의 경우 압박, 돌발 질문들이 다수 튀어나왔으며, 집단면접 주제 역시 난해한 주제의 연속이였습니다.
저보다 점수 높은 고환산자 분들도 일반직렬에서만 4명이 떨어지셨고, 특수직렬에서도 2분이 1배수 밖에서 합격하셨습니다.
면접학원에서 배우는 매너도 중요하지만, 본인 스스로의 생각, 가치관 역시 매우 중요하기에 평소에도 가끔식 뉴스나 시사, 칼럼등을 보면서 스스로의 식견과 주관을 키우시는 것을 매우 추천드립니다.
또한 면접스터디를 잘 짜셔야 합니다. 서로가 듣기 좋은말만 하는 스터디가 아닌, 진정으로 서로를 위해 충언을 할 수 있는 스터디원들을 만나야합니다.
제 경우 학원 스터디원들도 좋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학원에서 짜준 스터디 외에, 마음이 맞고 간절한 학생들끼리 따로 스터디를 구성해서 실제 면접처럼 연습을 거의 매일 하였습니다. 노량진에 있는 프라임법학원에서 면접을 위한 공간을 제공해주셔서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스터디원 대다수가 최종 합격을 할 수 있었습니다.
6.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씀
- 프라임 법학원에서 주는 문제들과 기출문제만 완벽히 숙지해도 충분히 합격 점수가 나옵니다. 예상문제를 푸는 것도 좋지만, 우선적으로 기출을 완벽하게 숙지 한 이후에 하셔도 늦지 않을겁니다.
- 부지런하게, 끈기있게 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처럼 고난의 길을 걷게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 대인관계는 최소한으로 줄이셔야 합니다. 시험을 준비하는 이상 최대한 하루하루가 반복적, 기계적으로 평온해야 합니다. 하지만 힘들다고 친구들과 자주 연락하고, 경조사에 자주 참가하게 된다면 결국 하루의 공부 루틴이 깨어지게 됩니다. 또한 학원에서도 마음맞는 친구들과 많이 사귈 수도 있지만, 이 역시 최소한으로 줄여야 합니다. 공부는 혼자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진짜 저처럼 대학동을 배회하는 고시낭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시험이 1년에 한번뿐이니 진정 노력하셔야 합니다. 2, 3번 떨어지면 벌써 2, 3년이 훅 가버리고, 젊음과 청춘을 그만큼 허비하게 됩니다.. 한시 한구절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실제로 저는 마지막에 운이 좋아서 합격을 했지만, 대학동에는 더 오래 공부하여고,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스러지는 청춘들도 많습니다. 여러분들은 꼭 청운의 꿈을 이루셔서 대학동을 떠나시길 바랍니다.
少年易老學難成 (소년이노학난성) 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一寸光陰不可輕 (일촌광음불가경) 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이 여기지 마라.
未覺池塘春草夢 (미각지당춘초몽) 아직 연못가에 봄풀이 돋는 꿈에서 깨어나지도 못했는데
階前梧葉已秋聲 (계전오엽이추성) 벌써 섬돌 앞 오동나무 잎에선 가을 소리를 듣는 구나.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학원에서 온갖 별의별 사고를 침에도 사랑으로 끝까지 보듬어 주신 한0희 선생님, 그리고 전0백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올립니다.
두서 없는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서술한 내용 이외에 다른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lighthouse25@naver.com으로 연락주신다면 최선을 다하여 답변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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