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합격수기

[아쉽공 합격수기] 서울대학교 로스쿨 합격수기

아쉽공 2023. 1. 4.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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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이호준입니다. 얼마 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 합격한 후 현재 학부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긴 시간 준비해 온 입시에서 원하던 결과를 얻고 목표에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선 지금, 지나쳐온 과정을 스스로 되돌아보고자 본 수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결국 개인의 경험에 불과하겠으나, 같은 길을 걷고자 하시는 많은 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입시 과정의 각 단계에 관한 생각과 조언을 중심으로 구성하였습니다. 

1. 법학적성시험(LEET) 

법학적성시험은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에게는 가장 당면한 과제일 것이며, 특히 근래에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경향이 없지 않기에, 법학적성시험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겪는 분들도 많아졌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법학적성시험을 위한 준비는 ‘공부’가 아닌 ‘훈련’이라 부르는 것이 더욱 적합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법학적성시험은 특정한 지식을 평가하는 시험이 아닌, (이름 그대로) 법학을 수학함에 필요한 여러 역량을 측정하는 시험입니다. 따라서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무언가를 공부해야 한다는 마음가짐보다는, 시험의 형식이나 요구사항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연습을 거듭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하에 소개할, 제가 법학적성시험을 준비한 과정 역시 공부보다는 훈련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법학적성시험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교내 스터디그룹을 구성한 후 1월부터였습니다. 그 전 여름방학 기간에 최근 기출문제를 풀어보았는데, 시험 준비에 돌입하기 전 기출문제를 풀어보거나 실제 시험에 응시해보는 소위 ‘집리트’나 ‘관광리트’는 자신의 강·약점과 시험의 전반적인 특징 등을 파악할 좋은 기회이니 반드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교내 스터디그룹에서는 실제 시험과 동일한 시간에 모여 기출문제를 푸는 것이 주를 이뤘고, 이후에는 시중에 유통되는 강사 출제 모의고사와 공직적격성평가(PSAT), 의치의학교육입문검사(MDEET) 등 유사 시험의 기출문제도 활용했습니다. 함께 문제를 푼 이후에는 해설집 등을 참조하여 각자 문제와 오답 등을 검토한 후, 이해되지 않는 사항이나 특기할 만한 문제 등에 대해 함께 토의하였습니다. 자신의 오답을 분석하고 난해한 문제에 대해 토의하는 것 역시 중요하겠습니다만, 스터디그룹에서 얻을 수 있는 것 중 가장 대표적이고 중요한 것은 ‘실제 시험과 유사한 훈련’이라 생각합니다. 

익숙지 않은 환경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실제 시험과 동일한 시간표와 시험지 등을 활용하여 문제를 푸는 연습을 반복하는 것은, 시험의 내용과 형식에 익숙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시간이 부족한 (특히 언어이해의 경우) 시험 특성과 실제 시험 당일의 중압감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실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는 초석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비유하자면, 자전거의 구조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자전거를 운행하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든 자전거를 능숙히 조작할 수 있도록 자전거에 익숙해지는 연습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법률저널 모의고사와 같은 현장 모의고사 역시 반드시 거쳐야 할 준비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5회에 걸쳐 <법률저널 LEET 모의고사>에 응시하며, 스터디그룹에서는 얻을 수 없었던 ‘현장감’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독학이나 스터디그룹을 통한 연습은 시험장과 개인의 환경과 심리적 중압감을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실제 시험과 다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법률저널 LEET 모의고사>에 응시하며, 실전과 연습 사이의 불가피한 간극을 좁힐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간혹 출제의 기조나 문제의 난도에 있어 실제 시험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오히려 시험과 유사한 환경에서 생경하고 난해한 문제를 해결해내는 연습이 실전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했다고 생각되며, 특히 개인적으로는 실제 시험의 추리논증 과목이 예년에 비해 어렵다고 느껴 <법률저널 LEET 모의고사>에서의 경험이 더욱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리하면, <법률저널 LEET 모의고사>는 독학이나 스터디그룹을 통해 연마해 온 실력을 발휘하기 위한 최종 단계로서 시험 준비 과정의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2. 학부 생활과 평점(GPA) 

법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일찍부터 결심한 경우, 학부에서 수강할 과목의 결정에서부터 교외 활동에 이르기까지 입시를 염두에 둔 끊임없는 고민에 직면할 것입니다. 그러나,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만을 위한 학교생활—예컨대, 법과 관련된 수업이나 활동만을 선택하는 식—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전공이나 관심 분야에 충실하며 성실한 학교생활로써 법학전문대학원 입학과 그 이후 학업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권하고 싶습니다. 

저 역시도 법과 관련된 수업이나 교외 활동을 찾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법과 관련되었는지가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며, 자신의 전공이나 관심 분야에 관한 정직하고 깊이 있는 탐구와 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역량이나 법에 관한 관심 등은, 인위적인 선택으로 입증되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말한 과정으로써 자연히 높아지고 드러나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준비한다는 이유로 특정 수업이나 활동을 관련성이나 효용이 부족한 것으로 치부하고 피하는 것 역시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견 무관해 보일지라도 자신과 자신의 역량을 뒷받침하는 기초가 될 것이며, 특히 입시 과정 후반 자기소개서의 스토리, 면접에서의 태도와 배경지식 등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동아리 활동, 장학재단 봉사활동, 대학생 국제 교류 행사 등 입시와의 표면적인 연관성은 부족한 교외 활동에 여럿 참여했는데, 종국에는 모두 스스로의 성장에 큰 도움이 되었을 뿐 아니라, 자기소개서에서는 좋은 소재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3. 자기소개서와 면접 

자기소개서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겠습니다만) 입시의 전 과정 중 수험생의 관점에서 가장 막연한 과제라 생각합니다. 또 가장 개인적인 과제이기에, 타인의 조언이나 조력에 기대기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점으로 인해 막연함이 가중된다고 느꼈습니다. 자기소개서는 결국 1) 진솔한 스토리를 2) 설득력 있는 글로 전달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공 성취와 교외 활동 등 우수한 재료가 있어도, 그 재료로써 자신이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야 하는 동기와 이유, 입학 후의 계획, 입학에 필요한 역량 등을 드러낼 수 있는 스토리를 구성하지 못한다면 무용지물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성과를 나열하기보다는 각 성과의 의의와 성과 간의 연결을 강조하는 것이 더욱 좋은 스토리로 귀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스토리가 완성되었다면, 이를 자기소개서라는 글의 형태에 담아내는 것은 일반적인 설명문이나 논설문을 쓰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로써 자신이 구성한 스토리의 진솔함을 전달하고, 나아가 자신이 법학전문대학원에 걸맞은 사람임에 평가자가 동의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것이 자기소개서의 본질이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기소개서를 고유하고 특이한 형식으로 생각하여 그에 맞는 특별한 작성 방법을 고민하기보다는, 일반적인 설명문이나 논설문을 작성하는 데 요청되는 조건이나 역량 등을 염두에 둔다면 더욱 수월하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내용이나 형식에 있어 입시를 위한 글이라는 점이 반영되어야겠습니다만, 결국 자신의 스토리와 역량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글’을 쓰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글쓰기와 공통점이 많으며, 작성 방법이나 전략이 고민될 때 그러한 공통점들이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면접의 경우 제시문이나 문제와 그에 대한 문답으로 구성되는 구술 면접이라는 점에서 고입과 대입에서 경험할 수 있는 면접과 형식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구술’ 면접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서술형·논술형 문제에 대해 글이 아닌 말로 답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준비가 더욱 수월하리라 생각됩니다. 주장하거나 설명하는 글을 쓸 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들—예컨대 자신의 의견이나 답변을 분명히 할 것, 주된 내용을 두괄식으로 제시할 것, 주된 내용을 뒷받침하는 논거 등을 충분히 제시할 것, 주된 내용과 논거가 형성하는 연관 구조가 명확히 드러나도록 답변 형식을 구성할 것 등—을 체화할 수 있도록 염두에 둔다면, 실제 면접에서도 좋은 답변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기소개서와 면접 역시 교내 스터디그룹을 구성하여 준비했습니다. 자기소개서의 경우 각자 작성한 자기소개서에 대해 서로 평가를 주고받는 방식이었으며, 면접의 경우 기출문제를 활용, 면접관과 면접자로 역할을 나누어 모의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모의 면접은 목소리나 시선 처리, 손동작 등 면접 태도와 관련된 사항들부터 답변의 내용과 형식까지 포괄적인 연습과 점검을 할 수 있고, 특히 면접관의 추가 질문에 대한 대응 등 혼자서는 연습할 수 없는 부분까지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준비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경우 통상의 고입·대입 면접과 달리 제시문만 주어지고 질문에 대한 답을 미리 준비할 수 없기에, 모의 면접을 통해 그러한 형식에 익숙해지고, 제시문을 정리하는 요령이나 준비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 등 면접에 임하는 스스로만의 전략을 찾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4. 마치며 

합격 이후 입시 과정을 돌아보며 든 생각은, 학부 생활과 GPA, 법학적성시험, 자기소개서와 면접 등에 필요한 것은 단기간에 특정 내용을 몰아치듯 주입하는 공부 방식이나 무작정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밀어붙이는 마음가짐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보다는 꾸준한 관심과 노력, 그리고 그를 바탕으로 한 실력이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비유하자면, 단거리 달리기보다는 마라톤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긴 입시 과정 동안 지나치게 해이해지는 것은 당연히 지양해야겠으나, 반대로 법학적성시험 모의고사 점수, 한 수업의 평점, 자기소개서의 한 구절 등 작은 부분 하나하나에서 비롯되는 불안으로 인해 자신을 옭아매는 것 역시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 수기에 담긴 제 경험이 법학전문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는 많은 분께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며 마칩니다. 

출처 : 법률저널(http://www.l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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