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시험 과목별 공부법
경제학 및 국제경제학
경제학은 이론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응용 능력이 가장 중요한 과목입니다. 이해능력을 향상시키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응용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양의 문제풀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본격적인 수험생활을 하기 전 학교에서 ‘미시경제이론’과 ‘거시경제이론’을 수강했었으므로 예비순환은 듣지 않았으며 초시 때는 시간적 여유가 허락되지 않아 별도 문제집은 보지 못했고 1순환, 2순환만 수강한채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문제풀이 연습이 충분치 않은 상태였는지라 과락이라는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에 재시 때는 항상 순환 강의와 별도 문제집을 병행했습니다. 1순환 기간에 미거시 연습책을 풀었고 2순환 기간에는 김왕저, 임봉욱저 미시경제학 교과서와 정김저, 맨큐저 거시경제학 교과서를 보았습니다. 타 과목 순환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경제학은 매일 15~20문제를 풀었고 전 범위에 대한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미시와 거시를 격일로 번갈아 가며 공부하였습니다.
특히 거시의 경우, 여러 변수의 변화 양상을 한꺼번에 고려하여야 했기 때문에 미시보다 더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이에 교과서를 보며 필요한 부분만을 단권화하며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또한 경제학은 항상 줄이 그어진 노트에 풀이함으로써 처음 문제를 풀 때부터 식을 깔끔하게 작성하는 훈련을 계속하였습니다.
3순환 기간에는 그간 해온 문제풀이를 반복하여 해주면서 모의고사 문제 중 어려웠던 문제를 중심으로 공부하였습니다. 시험이 가까워지면서는 새로운 문제량을 줄이고 개념 정리와 틀렸던 문제 복습에 집중하였습니다.
국제경제학은 제가 많이 어려워했고, 어느 정도 투자해야 할지 늘 고민하였던 과목입니다. 초시 때 2순환 강의를 한 번 들었으나 2022년 행시에서는 국제경제학에 대한 지식이 크게 필요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럼에도 기존에 국제경제학 문제가 경제학에 출제된 적이 있기에 재시 때에도 2순환 강의를 한 번 더 들었고, 시험 직전까지 실전문제집을 총 4회독하였습니다. 국제경제학도 연습책이나 모의고사의 zip을 풀까 하였으나, 실전문제집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상태에서 새로운 문제집을 풀 때는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대신 실전문제집을 반복하고 김인준·이영섭 저 국제경제론을 발췌독하며 개념을 정리했습니다. 이번 입법고시 경제학 3문도 국제경제학 문제가 출제되었는데 우수한 답안은 아니었지만, 방어적으로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2순환과 실전문제집을 완벽히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되나, 필요에 따라 1순환 강의나 연습책 등을 병행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행정법
행정법은 논리전개와 더불어 판례와 사안 포섭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초시 때에는 시험 때 쟁점조차 제대로 찾지 못할 정도의 수준이어서 과락을 받았고, 기본기부터 다시 다져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이에 바로 3순환을 수강하기보다는 1순환부터 학원 순환 강의 일정을 따라갔습니다.
1순환 기간에는 수업 진도에 맞추어 행정법워크북 내용을 타이핑하며 암기하였습니다. 또 초시 때 답안 작성을 많이 해 보지 않았었기 때문에, 작년 3순환 모의고사 작성을 병행하며 답안의 기본적인 틀을 구성하는 데에 집중하였습니다. 한편 판례 문구가 부족하다는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행정법워크북에 나와 있는 판례 중 답안에 활용할 만한 문장만을 선별하여 약 40쪽가량의 문서로 정리하였습니다.
2순환 시기에는 강의수강보다는 사례집을 집중적으로 풀이하였고 1순환 때 정리해 두었던 판례 문구를 집중적으로 암기하였습니다.
3순환 기간에는 강의 진도에 맞추어, 매일 쟁점 10개씩을 타이핑하며 암기했습니다. 이 시기에는 일반론을 완성한다는 각오로 공부하였고, 3순환 강의 종료 이후에는 시험 직전까지 일반론 복습은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모의고사 최고답안이나 교수님 사례집의 사안 포섭 부분에서 활용할 만한 문장들 역시 따로 파일로 정리해 두었는데 풍부한 포섭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개요 작성의 경우 50점당 10분을 넘어가면 늘 답안 작성 시간이 부족하였기 때문에, 50점당 9분 이내에 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9분이 넘어가면 목차를 완전히 잡지 못하였더라도 무조건 답안 작성으로 넘어갔습니다. 행정법은 법조문을 최대한 많이 인용하는 것이 중요한데 답안을 열중해서 쓰다가 법조문을 찾는 것은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개요 작성 과정에서 필요한 법조문은 대부분 미리 찾아두었습니다. 답안 작성 형식의 경우 판례는 가독성을 위하여 ‘判例’라고 표기하고, 소문항이 바뀔 때마다 한 줄씩 여백을 두었으나 한 소문항 내에서는 따로 여백을 두지 않았습니다. 다만 하위 목차로 들어갈 때마다 한 칸씩 들여쓰기를 했고, 사안 포섭이 길어지는 경우 문장 앞에 1), 2)와 같이 숫자를 표기하여 읽기 편하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올해 입법고시의 경우 1-1문에서 필요적 전치 논점을 아예 누락하였음에도 괜찮은 점수를 받았고, 행정고시의 경우 시간 부족으로 조례안의 적법성을 검토하는 3-1문을 제대로 작성하지 못하였음에도 행정법에서 재경직 최고점을 받았습니다. 그 이유를 제가 정확히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추측건대 1) 답안의 논리성 2) 정확한 판례 현출의 두 가지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행시 1-1문의 경우 배점이 큰 관계로, 논점 하나를 적을 때마다 해당 논점이 이 문제를 푸는 데에 왜 필요한지를 한두 문장으로 설명한 후 본론을 작성하였는데, 이것이 답안의 논리성 확보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또 전술하였듯이 행정법 공부에서 가장 중점을 두었던 것이 판례 암기였던 만큼, 소문항별로 관련된 판례 문장을 최대한 그대로 현출하고 그 법리를 하나하나 설명한 것이 고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추가적으로 사안 포섭의 경우에도 예컨대 2-2문에서 운영지침이 행정규칙임을 논증할 때, 시행령에 ‘세부적인 검토기준을 정할 수 있다’라고 나와 있는 것으로 보아 운영지침 없이도 시행령이 완성되므로 법령보충적 규칙이 아니라는 점을 적시하는 등 참조 조문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활용하려고 노력한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행정학
행정학은 다른 과목과 달리 어디까지 공부해야 할지가 분명하지 않아 어려웠습니다. 초시 때는 송윤현 선생님의 예비순환과 1순환만 수강하며 기본 개념만을 숙지한 후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교재는 인간과 조직을 위한 행정학만 보았습니다. 재시 때 1순환 기간에는 박경효 선생님의 예비순환과 1순환을 수강하고 재미있는 행정학을 꾸준히 읽었습니다. 그러나 행정학은 무조건 교과서만 읽는다고 실력이 상승하는 과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시기에 책을 읽기만 하고 따로 암기나 단권화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 2순환 기간에 이르러 모의고사를 응시하면서 스스로의 실력 부족을 많이 느꼈습니다. 이에 2순환~PSAT 기간으로 넘어가는 기간 동안 매일 기출문제를 조금씩 보며 목차를 잡고, 잊어버린 개념을 상기하는 식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였습니다.
3순환 기간 직전에는 주요 용어의 정의만을 모아 놓은 정의 노트를 만들며 전체 개념을 1회독한 후, 3순환 기간에는 송윤현 선생님께서 나누어주신 단권화 자료를 통해 답안에 쓸 내용을 집중적으로 암기하였습니다. 이후에는 매일 재미있는 행정학을 50~75쪽씩 읽고, 단권화 자료를 매일 40쪽씩 암기하며 공부한 내용이 휘발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스터디도 병행하며 주 1회 박경효 선생님의 3순환 모의고사 및 기출을 50점씩 작성하였습니다.
사실 행정학은 원래 잘하는 과목이 아니었고 마지막까지 암기가 부족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이번 입법고시에서 고득점을 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1문에서 애자일 관료제와 전통 관료제의 비교 및 한국 관료제의 개선 방안을 각각 환경 대응적 측면, 조직적 측면, 제도적 측면으로 범주화·대응시켜 작성한 것이나, 3문에서 연계성 강화 방안을 국회예산정책처와 연관시켜 서술한 것이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만 행정학은 과목 특성상 채점 기준이나 점수를 예측하기 어려워서 운이 좋았다고 밖에 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재정학
재정학은 경제학과 겹치는 내용이 많긴 하나 재정학에서만 다루는 내용도 있기 때문에 주의해서 공부해야 하는 과목입니다. 초시 때는 1순환을 빠르게 수강한 후 실전문제집과 모의고사의 zip을 각 1회독하였습니다. 이준구저 재정학에 있는 내용 중 1순환 프린트에 없는 내용만을 선별하여 함께 단권화해 두었습니다.
재시 때는 1순환 기간에 1순환과 3순환을 함께 수강하였습니다. 1순환 기간부터 2순환 기간까지 하루에 5~10문제씩 실전문제집을 복습하고 재정학 연습책을 풀었습니다. 이 시기에 미리 정리해 둔 3순환 프린트를 시험 직전까지 복습용 단권화 자료로 활용하였습니다.
PSAT 직후 3순환 개강 직전까지 약 3일 정도의 시간이 주어졌는데, 한동안 재정학 공부를 하지 못할 것 같아 이 시기에 빠르게 모의고사의 zip을 재풀이하였습니다. 또 zip에 있는 약술형 문제만을 모아 따로 단권화해 두고 틈틈이 암기하였습니다. 이후 재정학은 스파르타 모의고사를 통해서만 공부하다가, 행정학 3순환 기간쯤부터 격일로 전년도 3순환 모의고사를 풀었습니다. 시험 직전에는 모의고사의 zip을 마지막으로 복습하고 그동안 풀었던 모의고사를 재풀이한 후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답을 맞히는 게 가장 중요한 경제학과는 달리 재정학은 풍부한 내용 서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입법고시에는 계산문제는 거의 나오지 않고 증명과 약술 문제가 다수 출제되었으며 행정고시에서도 증명 문제가 출제된 만큼, 문제 풀이뿐 아니라 암기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기타
면접 대비
2차 시험 결과 발표 직후 합격자 전원으로 면접 스터디가 구성되었습니다. 입법고시는 전년도 합격생분들이 면접 준비를 도와주시는 관례가 있어, 준비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합격생분들께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3차 시험 때까지 약 일주일의 기간 동안 매일 6시간씩 스터디를 통해 GD와 PT에 대비하였고, 남는 시간에는 개별면접 준비를 하였습니다. GD의 경우 정확한 조 편성은 알지 못했기에, 7명을 3인조, 4인조로 나누되 매일 다른 조합으로 토론을 하며 조원 간 합을 맞추는 데에 집중하였습니다. PT의 경우 예시 답안을 보면서 준비하면 충분히 혼자서도 대비할 수 있다고 생각되나, 조원들끼리 발표를 들으면서 언어 습관, 자세 등을 교정해 주고 PT 내용에 대한 질의응답을 진행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개별면접의 경우, 우선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행한 이슈와 논점 1개년치를 재경직 조원들과 분담하여 요약정리하였는데 그 요약본을 2회독하고, 이외에도 최근 시사 이슈 내용과 제 생각을 한 문단 정도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또 재무행정 교과서를 참고해 가며 예산안 자동부의제도, 예산심의과정 등 예산 제도를 세부적으로 공부하였습니다. 국회법, 헌법, 국회공무원행동강령, 공무원헌장 등도 틈틈이 암기하였습니다. 한편 인성 질문 리스트를 뽑아 답변을 구상하고, 이외에도 작성한 자소서에서 예상 질문을 뽑아 역시 답변을 준비하였습니다. 결국 면접에서 중요한 것은 해당 지원자가 선발되었을 때 무슨 일을 하게 될지 스스로 잘 알고 있는가입니다. 따라서 국회 사무관이 하는 일과, 이와 관련하여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 한두 개 정도에 대한 대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행정고시의 경우 2차 발표날 저녁에 학교 커뮤니티에서 6인 스터디를 구성하였고, 준비기간 3주 동안 매일 만나 하루 3시간, 직무역량과 공직인성을 각 1세트씩 연습하였습니다. 또 합격생분들을 섭외하여 모의면접도 꾸준히 보았습니다. 스터디 과정에서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였던 질문들을 따로 복기하여 답변을 정리해 놓은 것이 실전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 공통 및 시사 질문의 경우 대한민국 정책 브리핑과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 등을 활용하여 준비하였습니다.
나가며
첫날부터 행정법에서 필요적 전치 논점을 아예 누락하는 실수가 있어서 입법고시 합격은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2차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에도 기쁨보다는 면접에서 불합격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럼에도 합격할 수 있었던 것은 시험 보는 기간 내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입법고시도 행정고시도 며칠에 걸쳐 시험을 보는 만큼 초반에 한 실수로 그해 시험을 포기해 버리기 쉬운데, 끝까지 최선을 다하신다면 꼭 좋은 성과를 거두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또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불안감 때문에 소위 불의타에 대비하기 위한 지엽적인 내용에 매달리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어떤 과목이든 기본기를 탄탄히 다지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제가 감히 누군가에게 조언을 할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수기의 내용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꿈을 향해 나아가고 계실 모든 수험생분들을 존경하고 응원합니다.
이상으로 합격수기를 마칩니다. 결과를 기다리던 때의 간절함을 잊지 않고, 늘 초심을 잃지 않는 공직자가 되겠습니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공익에 봉사하고, 국민을 섬기며 늘 발전하는 공직자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출처 법률저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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